하루치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땐
아파트 뒤편 공터 쪽으로 길을 잡는다
아파트 건물과 쥐똥나무 울타리 사이의 숨겨진 공터 그곳엔
색색으로 가꾼 꽃은 없다
인사 깍듯한 경비 아저씨도 없다
광고문 청첩장 공과금 독촉장들, 와글거리는 우편함도 없다
뒤편은 거짓말처럼
그저 잠잠하다, 그저 서늘하다, 그저 한적하다
아니다
피로한 마음을 슬리퍼처럼 질질 끌고 들어가 보면
보도블록 사이사이로
아기 솔이끼 어린 질경이 뾰족 민들레
빈틈없이 빼곡히 고개 내미는 발돋움 소란이 한창이다
응달 쪽 나무들의 연푸른 그늘 자리엔
소소한 바람의 하루치 수다가 유쾌하다
새소리 샤워는 기본이다
뒤편이 풍성한 사람을 알고 싶다
야금야금, 그에게로 가는 길 하나 내고 싶다
*시인 ‘안차애’의 시, 「뒤편의 향기」였어요.
https://youtu.be/X-3Wl2eBLSQ?list=RDwTlu8vfJQ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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