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공감
헤밍웨이는 평생을 모험 속에서 살다가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한 작가입니다.
그의 단편 <킬리만자로의 눈>의 도입부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서쪽 정상 부근에는 표범의 시체가 말라 얼어붙어 있다.
그 높은 곳에서 표범은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이 시대를 사는 많은 사람들은 정상을 바라보며 달리고 있습니다.
현실이 힘에 겨워도 저기 고지에 올라가면 행복할 수 있으리라
자기를 추스릅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도 마찬가지죠.
너도 할 수 있다고. 저기 정상이 있다고.
지금은 힘들지만 정상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뿌듯할 거라고
아이들을 채찍질합니다.
왜 정상에 올라야 하는지,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는 묻지도 설명하지도
않습니다.
가끔 의문이 들어도 고개를 저으며
그런 생각은 빨리 지우려고 합니다.
이런 의문은 정상으로 향하는 발걸음만 무겁게 할 뿐이니까요.
의문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정상에 가면 뭐가 있을지 알지 못합니다.
그저 그곳에는 뭔가 좋은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죠.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정상에 올랐습니다.
표범은 거기서 무엇을 발견했을까요?
가족도 버리고, 무리도 버리고 외롭게 오른 정상에서
무엇을 발견했을까요?
내려다보는 경치는 환상적이었겠죠.
잠깐 동안은 자신의 수고에 대한,
그리고 힘든 시간을 견뎌낸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다음 순간엔 무엇이 표범을 기다릴까요?
그곳은 빈 공간이었을 뿐입니다.
먹이나 물조차 없는 정상에서
외롭게 서 있는 자신이 보였을 겁니다.
이제 지쳐서 내려갈 힘도,
해가 져서 내려갈 시간도 없는 그 순간에
외로이 서 있는 자기를 발견했을 겁니다.
우리 역시 정상에 간다고 해도,
거기 얼마나 머물 수 있을까요?
거기서 과연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그곳에서 어떤 의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우리는 목표와 의미를 자주 혼동합니다.
삶에서 내가 이루려는 목표와
삶에서 내가 찾고 싶은 의미는 다른 겁니다.
의미는 목표 그 이상이죠.
목표를 이루고 싶은 이유가 ‘의미’입니다.
오늘 어떤 도전을 해도 좋습니다.
다만 그 도전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또 나는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곳이 정상이든,
산등성이든, 아니면 깊은 골짜기든
우린 표범처럼 얼어 죽지 않고 다음 길을
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책 <서천석의 마음 읽는 시간>에서 따온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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